나의 문어 선생님 : 넷플릭스 추천, 단편 다큐멘터리

긴 COVID19를 견디며 마음이 지쳐있는 요즘, 구독하고 있는 넷플릭스에서도 큰 결심을 하고 시작해야 하는 시리즈물보다는 단편에 더 눈이 갑니다. 특히나 일상이 너무나 지칠 때는 잔잔한 다큐멘터리가 긴장감 넘치는 영화보다도 더 위안이 되기도 하죠.

오늘 소개해 드릴 작품은 교감을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못 해본 ‘문어’라는 존재에게서 배움을 얻었다는 제목에서 선택을 했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단편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 입니다.

러닝타임이 85분으로 부담스럽지 않게 보실 수 있고, 한 번쯤 꼭 보셨으면 하는 다큐멘터리이기도 해서 스포일러를 방지하기 위해서 내용은 아주 짧게 이야기해드릴게요.

나의 문어 선생님
(My Octopus Teacher, 2020, 85분, 전체관람가)

'나의 문어 선생님' 포스터 (넷플릭스 공식)
‘나의 문어 선생님’ 포스터 (넷플릭스 공식)

이 다큐멘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며, 서술자는 영화감독인 크레이그 포스터(Craig Foster)입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생활에 지쳐 고향 남아공의 바닷가로 돌아온 크레이그는 고향 집 앞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하다가 우연히 문어 한 마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 후 크레이그는 매일같이 바닷속으로 들어가 문어를 찾아가고, 바다 밖에서는 문어에 대해 공부하고, 그 문어와 친밀해지고, 끝내 그녀에게 애착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그녀가 자연에서의 삶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도록 삶의 위협에 간섭하지 않고 관찰자 이길 택합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영화 정보 페이지에서 ‘주연’이라고 소개된 크레이그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문어인 그녀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제 느낌은 이 이야기는 그녀가 주인공이고, 크레이그는 그녀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화자에 지나지 않는 것 같아요.

이전에는 단지 식재료로만 알고 있던 문어… 저에게 그녀는 문어가 어떤 존재인지 알려주었고, 문어라는 존재가 단순히 생존을 위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삶에서 즐거움과 놀이를 추구한다는 것까지도 알려주었습니다.

즉, 지성이 있고 교감이 가능한 하나의 생명체라는 것을요. 어쩌면 크레이그처럼 저도 그녀를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싶어질 정도로 말이죠.

번외로 영상도 저는 정말 좋았습니다. 흔히 ~아름다운 바닷속 세계~를 떠올리며 상상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비교 사진이면 쉽게 이해가 되실까요?

바닷속 풍경의 Stereo Type vs. '나의 문어 선생님' 속 바다 (예고편 중 발췌)
바닷속 풍경의 Stereo Type vs. ‘나의 문어 선생님’ 속 바다 (예고편 중 발췌)
바닷속 풍경의 Stereo Type vs. '나의 문어 선생님' 속 바다 (예고편 중 발췌)
바닷속 풍경의 Stereo Type vs. ‘나의 문어 선생님’ 속 바다 (예고편 중 발췌)

화려한 산호초와 열대어가 나부끼는 바다의 영상은 아니지만 차분하게 가라앉은 푸른빛의 다소 단조로워 보이는 켈프의 숲에서 조심스레 숨어 움직이는 생명체들을 숨바꼭질하듯 찾아내는 것이 COVID19로 1년 넘게 찾아가지 못했던 바닷속 세계로 함께 다이빙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처음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 다큐멘터리는 짧아 부담스럽지 않게 보실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를 구독 중이시라면 생각나실 때 꼭 한 번은 찾아보셨으면 좋겠어요.


P.S.
사실 저는 이 다큐를 보고 감동을 받아서 문어에 관련된 책도 한 권 찾아 읽었답니다. 시간이 난다면 그 책도 포스팅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할게요. 다음에 또 만나요: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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