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의 영혼 : 책리뷰, 사이 몽고메리 지음

오늘은 지난 포스팅에서 잠깐 말씀드렸던 책, 문어의 영혼에 대해 소개드리려고 합니다. 평소라면 서가에 꽂혀있어도 스쳐 지나갔을 책이지만, 넷플릭스 단편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을 보고 난 뒤 문어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 찾아 읽게 되었습니다.

문어의 영혼은 문어와 교감하며 친구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책입니다.

문어의 영혼: 경이로운 의식의 세계로 떠나는 희한한 탐험
(The Soul of an Octopus: A Surprising Explonation into the Wonder of Consciousness, 사이 몽고메리 지음, 최로미 옮김, 글항아리)

문어의 영혼 책 표지
문어의 영혼 책 표지

이 책은 저자가 문어들과 나눈 교감을 다룬 논픽션으로, 우선은 이 책의 저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저자 사이 몽고메리(Sy Montgomery)는 세계적인 동물학자이면서 다큐멘터리 작가이기도 하고, 여러 동물과 나눈 교감을 책으로 펼쳐내며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유명세에 오르게 된 저서는 2007년 출간되자마자 전미 베스트셀러에 오른 ‘돼지의 추억(The Good Good Pig)’이라는 책이지만, 한국어 번역본은 절판되었다고 하네요.

Boston Globe에서 그녀를 설명한 수식어, “인디아나 존스와 에밀리 디킨슨을 섞어놓았다.(Part Indiana Jones and part Emily Dickinson.)”,에는 정말이지 큰 공감을 했습니다. 그녀가 풀어놓은 문어 이야기는 재미있는 모험이 있고, 동시에 서정적이거든요. 물론 거기에 더해 과학적이기까지 합니다.

사이와 타란튤라 친구
사이와 타란튤라 친구

그녀가 동물과의 교감을 저술한 여러 책이 있지만, 이번에 소개해드릴 책의 대상은 ‘문어’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나의 문어 선생님’ 다큐멘터리를 보고 이 책을 찾아 읽게 되었어요. 다큐멘터리에서 보았던 사람과 문어의 교감이 너무나 감동적이었고, 문어라는 존재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 졌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문어들과의 교감과 더불어, 문어의 인지를 중심으로 한 과학적 관찰과 연구결과를 중간중간 지루하지 않게 잘 버무려 서술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이야기 서사에, 중간중간 부담스럽지 않은 과학적 사실을 넣는 솜씨가 정말 일품이라고나 할까요? 첫 만남에서 문어가 빨판으로 저자를 빨아들이는 행위에 ‘맛본다’라는 표현을 섞고, 그에 더해 문어의 1600여 개에 달하는 빨판 하나하나가 각각 작동할 수 있는 화학 수용체라는 사실을 섞어낸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저자가 친교를 나눈 문어 각각의 개체마다 성격이 천차만별이라는 점도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저자가 교류한 문어들은 뉴잉글랜드 아쿠아리움에 머무른 문어들로, 성격에 따라 각각 아테나, 옥타비아, 칼리, 그리고 카르마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그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문어는 ‘칼리’였어요. 이마에 빈디와 같은 흰 반점을 가진, 칼리 여신처럼 파괴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한 외향적인 암컷 문어였죠.

아쿠아리움의 사정으로 마땅히 머물 곳을 구하지 못해 몸집에 비해 작은 통 안에서 머물면서도, 활발하게 움직이며 빨판으로 사람들을 맛보고 물총을 쏘면서 먹이를 재촉하는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제가 그곳에 함께 있는 것처럼 즐거웠습니다. 크리스마스의 선물에 이어지는 슬픔의 서사는 너무나 극적이었지만, 어쩌면 너무나도 그녀 다운 이야기였습니다.

문어의 영혼 : 문어 친구 모습
문어의 영혼 : 문어 친구 모습

이 책을 읽고 나니 저도 문어와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습니다. 하지만 바닷속에서 진짜 문어를 만난다면 못 알아보고 스쳐 지나갈 일이 더 많을 테고, 아쿠아리움의 문어와도 직접 악수를 나눠볼 기회를 갖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책을 통해서 실제로 체험하기 어려운 일을 대신 경험하는 일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문어와 친구가 되는 경험을 느껴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책, ‘문어의 영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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