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은 날씨가 정말 좋아서 동생네 부부와 함께 캠핑을 다녀왔습니다. 평일 내내 영하 10도 그러다가 어떻게 주말이 되자마자 낮 기온이 영상 15도까지 올라오는지 정말 신기한 거 있죠? 저희는 캠핑에 가서 소주, 맥주, 와인, 막걸리, 위스키까지 가리지 않고 마구마구 마시는 편입니다.
낮술 마시고 낮잠 한숨자고 저녁때 일어나서 또 한잔 하고 그게 캠핑하는 낙이겠죠? 이번에는 천안 근처로 노지 캠핑을 다녀왔는데, 텐트를 다 치고 쉬고 있는데 아우님이 위스키를 맛보라고 바이알 병에 담아왔습니다. 그렇게 발베니 12년 더블우드, 맥켈란 12년 쉐리 오크 캐스크를 시작했습니다.
위스키 안주는 뭘 먹으야 할까? 과일이 최고!
50 ml 바이알 병에 담아왔는데 한 병당 약 1.5잔 정도 나오는 양입니다. 위스키는 정말 많이 마시는 분 아니면 딱 한 종류만 마셨을 때 느낌을 잘 표현하기 힘들어서 보통 두 개를 비교시음하는 식으로 많이 마십니다. 그래서 이렇게 병 두 개에 담아온 거고요. 왼쪽 ‘M’이라고 적힌 병에는 맥켈란 12년 쉐리 오크 캐스크가 담겨 있고, 오른쪽 ‘B’라고 적힌 병에는 발베니 12년 더블우드가 담겨 있습니다.
집에서 마신다면 글렌캐런 잔으로 최대한 향과 맛을 음미하며 마시겠지만, 캠핑에서는 그냥 적당히 플라스틱 맥주컵으로 즐기는 것 또한 위스키와 캠핑을 둘 다 재밌게 즐기는 게 아니겠어요? 그래서 바이알 병에 든 위스키를 시원하게 플라스틱 컵에 부어 줬습니다.
어느 잔이 어떤 위스키인지 알기 위해서 컵 아래쪽에 바이알 병에서 뗀 파라 필름을 감아주는 센스! 위스키는 그 자체만으로 맛이 완성되어있기 때문에 사실 다른 안주가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안주와 함께 드시고 싶다고 하시면 저처럼 귤이나 사과 같은 과일류의 안주를 추천드립니다.
발베니 12년 더블우드, 맥켈란 12년 쉐리 오크 캐스크 시음
발베니 12년, 맥켈란 12년 둘 다 알코올 도수가 40%라 그런지 알코올이 그렇게 쎈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둘다 꿀 향이 엄청나게 나더라고요. 진짜 꿀통에 빠진 줄…
발베니 12년 더블우드는 같이 마신 맥켈란 12년에 비해 피니시가 짧았습니다. 마시고 한 3~4초 뒤에 입안에 잔향이 사라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또 발베니 향은 꿀 향과 건과일 향이 많았는데 목뒤로 넘긴 뒤에 1초 지나니 강한 오크통 맛이 목뒤에서부터 코로 훅 치고 들어오더라고요. 정말 강렬한 오크통 맛! 더블우드라 그런가…?
맥켈란 12년 쉐리 오크 캐스크는 쉐리 오크향과 바닐라향이 강하게 치고 올라오더라고요. 취한 상태에서도 느껴질 정도면 정말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맛은 역시나 목뒤로 넘겼을 때 느껴지는 다크 초콜릿 맛이 좋았습니다.
피니시도 적당히 스파이시 함이 오래가고, 역시 맥켈란 12년 쉐리 오크 캐스크는 최고였습니다. 제가 맥켈란을 좋아하는 거 아니냐고 하실 분들을 위해 설명드리면 제가 맥켈란 12년 시리즈 3개를 마셔봤는데 쉐리 오크 캐스크 빼고는 실망이었습니다.
비교 시음을 발베니를 마셨다 맥켈란을 마셨다 왔다 갔다 하다 보니 맥켈란 마신 다음에 발베니를 마시면 발베니의 향과 맛이 싹 죽는 느낌이 나더라고요. 아무래도 맥켈란이 더 강한 향과 맛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거 같습니다. 비교 시음할 때 이런 부분은 주의해야합니다.
이렇게 캠핑 나와서 좋은 경치 보며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위스키 한 잔, 위스키 본연의 맛을 느끼는 것을 떠나서 그냥 마신다라는 행위 만으로도 정말 좋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럼 이것으로 캠핑에서 즐기는 위스키 한 잔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