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서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면 좋으나 상대방이 바람을 피우거나 폭행, 폭언을 하는 경우 결혼생활을 지속하기 힘듭니다. 이런 경우에 피해를 당한 피해자가 이혼소송, 이혼청구를 진행한다면 법원의 판결에 의해서 이혼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가해자가 하는 유책 배우자 이혼청구, 과연 가능할까요?
유책 배우자란?
유책 배우자는 결혼생활을 파탄까지 이르게 한 원인을 제공한 사람을 말하는 것으로 법적으로는 아래에 해당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 외도, 불륜을 저지른 배우자
- 폭언, 폭행을 한 배우자
- 시부모님, 장인어른에게 폭언, 폭행을 한 배우자
- 가출한 배우자
- 범죄로 교도소에 수감 중인 배우자
- 도박중독, 알코올 중독인 배우자
유책 배우자 이혼청구 가능할까? : 유책주의, 파탄주의
결론부터 말하면 일반적인 경우에서는 유책 배우자의 이혼청구는 불가능합니다. 그 이유는 유책 배우자가 이혼소송을 시작한다면 법원에서 해당 소송건을 기각시키기 때문입니다.
법원에서 소송을 기각하는 이유는 우리나라가 이혼에 대해서는 파탄주의가 아니라 유책주의를 따르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유책 배우자는 결혼생활을 끝낼 수 없다는 말입니다. 파탄주의는 결혼생활이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유책 배우자도 이혼소송을 진행할 수 있는 제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유책 배우자 이혼청구 가능한 경우는?
어느 제도나 예외가 있습니다. 당연히 유책주의를 따르는 우리나라의 이혼제도에서도 예외는 있습니다.
예외가 인정되는 경우는 아래와 같습니다.
- 피해당한 배우자가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는 경우
- 유책 배우자의 잘못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와 자녀에게 배려를 한 경우
- 세월이 오래 지나 피해당한 배우자의 정신적 고통이 약화되었고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한 경우
유책 배우자 이혼소송 승소 사례
위에 설명드린 요건을 만족시켜서 유책 배우자가 이혼소송에서 승소하기는 매우 힘들긴 합니다. 그래도 최근에 대법원 판결로 최종 이혼소송에서 승소한 사례가 생겼습니다.
사건번호 대법원 2020므 11818인데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대법원에서는 이 사건 혼인은 회복할 수없이 파탄되었고 피고보다는 원고에게 혼인관계 파탄에 대한 책임이 더 있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래와 같은 사유로 이혼청구를 받아들였습니다.
- 원고와 피고는 혼인 기간 중 총 10여 차례에 이를 정도로 협의이혼 절차 또는 이혼소송 절차를 신청 내지 청구하였다가 취하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등 더 이상 부부간의 문제를 상호 원만하게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 정상적인 부부관계의 회복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
-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에도 상호 간은 물론 피고의 원고 어머니에 대한 폭언 등을 이유로 지속적으로 갈등하였고, 사건본인들을 양육하던 피고는 2019. 10. 경부터 원고의 면접교섭 요구를 거부하였으며 제1심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양육환경조사는 물론 부부관계의 회복을 위한 부부 상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원고와 피고 사이의 분쟁이 부부의 문제를 넘어 사건본인들의 정서에 악영향을 주는 등 사건본인들의 복리를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
- 결국 상호 간에 애정이나 존중 등이 없는 형식적인 혼인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새로운 문제의 원인이 되거나 동일한 문제가 계속되어 쌍방에게 크나큰 고통이 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
이 세 가지 사유로 유책 배우자인 원고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여도 혼인과 가족제도를 해칠 우려가 없고, 사회의 도덕관, 윤리관에도 반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여 이혼청구를 받아들였습니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잘못한 사람이 이혼을 청구했는데 왜 받아들이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웬만해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사건입니다.
그럼 이것으로 유책 배우자 이혼청구, 이혼소송이 가능한지, 승소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려드렸습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